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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을 다시 이야기하기 —황윤 다큐멘터리와 다종적 세계 만들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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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차미령
Type
Article
Citation
한국문예창작, v.25, no.1, pp.147 - 176
Issued Date
2026-04
Abstract
이 글은 황윤의 다큐멘터리 영화 <수라>(2023)를 중심으로, 새만금 개발과 신공항 건설을 둘러싼 생태적·사회적 갈등 속에서 갯벌을 살아 있는 세계로 구성하는 영화적 실천을 살펴본다. 먼저 이 글은 갯벌의 상실을 목격한 자에게 무엇이 요청되는가를 고찰한다. <수라>는 바닷물을 기다리다 집단폐사한 조개들의 마음과 도요새 군무의 경이로운 아름다움 등을 이야기함으로써, 갯벌 생명들의 고유한 삶과 그 소멸의 무게를 깊이 있게 전달한다. 갯벌에서의 목격은 ‘아름다움을 본 죄’라는 정동을 촉발하며, 그 정동은 인간 너머 존재들의 삶의 방식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에 응답해야 한다는 요구, 곧 갯벌의 증인-되기로 이어진다. 다음으로, 이 글은 영화 속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의 아카이브 실천을 호명, 기록, 전승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정리하여 검토한다. 정부의 환경영향평가서가 갯벌의 생명들을 삭제함으로써 매립을 정당화했다면, 시민들의 장기적인 조사 관찰 기록은 이에 반박하는 대항-아카이브로 기능한다. 영화 속 갯벌이라는 호명은 생명 어셈블리지를 지속시키는 수행적 행위이며, 갯벌을 살피는 실천은 세대 간 전승을 통해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이 전승의 흐름이 <수라>에서 영화적 형식으로 확장되는 방식을 분석한다. 교차편집과 사운드디자인, 종별 생태에 대한 관심을 통해 영화는 인간예외주의적 위계를 교란하고, 이로써 갯벌이라는 영토는 다양한 존재들이 함께 구성하는 세계 만들기의 장으로 포착된다. <수라>는 갯벌을 이미 사라진 것으로 간주하는 지배적 인식에 균열을 내며,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재배치하고, 관객을 다종적 세계에 연루시키는 수행적 실천이라 할 수 있다.
Publisher
한국문예창작학회
ISSN
1598-9267
DOI
10.47057/jklcw.2026.66.06
URI
https://scholar.gist.ac.kr/handle/local/3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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