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애상」, 실패의 체험담 – 자전거로 비유된 ‘조선 근대시’
- Alternative Title
- On “Yusunaesang”: A Tale of a Failed Korean Modern Poet
- Abstract
- 정지용의 시 「유선애상(流線哀傷)」은 ‘자전거 운전 체험’이라는 일관된 상상력의 논리로 전개된다. 일상의 자전거 운전 실패담이 작품에서 ‘조선 근대시’를 고민하고 이끌었던 시인으로서의 실패담으로 변주된다. ‘피아노’는 ‘전통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시’, ‘자전거’는 ‘전통이 없는 조선 근대시’를 의미한다. 작품의 마지막에 시적 화자는 ‘자전거’와 결별하려 하고,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자전거’를 살해하고 ‘애상’의 감정을 느낀다.
‘자전거의 죽음’으로 표현된 근대시 실험의 실패는 정지용 개인의 실패이자 구인회(九人會) 시인들의 실패였다. 「유선애상」으로 유선형(모던한) 시와 결별하고자 한 정지용은 1년 남짓 새로운 시적 방향을 탐색한 뒤 산수시(山水詩) 계열의 시로 나아갔다. 구인회의 핵심적인 시인 세 사람은 각자의 길을 찾아 흩어졌고 구인회는 해체되었다. 구인회 소멸 이후 조선 근대시는 동력과 방향성을 잃고 혼돈에 빠졌다.
요컨대, 「유선애상」은 정지용이 구인회 동인들과 함께 추구했던 시적 경향에 대하여 한계를 느끼고 그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던 상황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유선애상」은 정지용의 시 세계에서 중기시에서 후기시로 넘어가는 계기를 증언하는 중요한 의의가 있다. 다만 기존 시에 대한 반성이나 새로운 시에 대한 방향성이 보이지 않고, 자신이 느낀 한계와 예상치 못한 실패에 대한 슬픔만 드러낸 것이 이 작품의 한계이다.
- Author(s)
- Lee, Soo Jong
- Issued Date
- 2015-01
- Type
- Article
- URI
- https://scholar.gist.ac.kr/handle/local/14873
- 공개 및 라이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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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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